Cannibal! The Musical : 카니발 더 뮤지컬
Trey Parker - 트레이 파커
1996

설정의 괴이쩍음 :
B급의 저주로움  :
작가가 이미막장 :
총제적 괴작정도 :


이게 바로 최후의 만찬



카니발리즘을 너무 진지하게 다루면 <한니발 라이징>이 된다.
<-시크하게 식인을 하는, 프랑스 훈남; 카니발리즘에 탐미에 탐미에 탐미라니, 어우. 정말 싫음!


카니발리즘 같은 건 최대한 안 진지하게,
-이를테면, 아주 사우스파크하게 다루어야 하는 법이다.

이 영화를 만들고 주연에 트레이 파커는 잘 알려진 대로, 맷 스톤과 함께 사우스파크의 눈부시게 크리에이티브한 크리에이터.

영화는 사우스파크의 색종이 대신 실사 배우 - 정확히는 자기랑 맷 스톤, 등등등 - 를 기용했다는 걸 빼면, 이건 뭐 완존 <사우스파크 The Movie!>의 세계였음. 나중에는 오히려 실사 배우가 색종이로 보일 정도로. 아니, 일순 색종이를 얼핏 본 것 같은 때가 실제 있었다! 믿어 줘요.


이 작품은 19세기 후반, 황금광 시대에 금을 찾아 달리다가 록키 산맥에 한겨울에 고립, 추위에 떨다가 동료를 뜯어먹은 죄로 기소되었다가 무죄방면된 양키의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
- 라고 영화 인트로에 엄청 자랑하고 있음;

 알프레드 파커(트레이 파커 본인이 연기!)는 어려서부터의 친구인 암말 라이앤(사실 트레이 파커를 버린 약혼녀 이름;;)을 사랑하는 순박한 청년.
그런 그가 더 많은 금을 찾아 떠나는 광부들 한 무리의 길잡이가 되면서 모든 일이 일어난다. 여행 첫 단계에서 이미 "You' re all doomed!'를 외치는 기인을 만나게 되면서 이 여행의 끝에 분명히 끔찍할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과시.
결국 초반의 순조로운 여행이 지나고, 여행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광부의 말로 남기엔 너무나 와일드하고 섹시했던 라이앤이 파커를 떠나 야성적인 사냥꾼 무리에 합류한다. 라이앤을 찾기 위해 파커는 길을 버리고, 일행은 인디언 캠프에서 겨울을 보내려 하지만, 파커의 고집 때문에 헤매다가 록키 산맥에 고립되어 구두까지 다 먹은 뒤에는 서로서로를 '군침도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하 생략.
 

행복해집시다!

이 모든 걸 격하게 발랄한 사우스파크 사운드의 뮤지컬로 진행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다.
어디선가 록키 산맥 너머, 카트맨이 데굴데굴 굴러 나와서 케니를 향해 장난으로 도끼를 던졌다가 케니의 이마를 깰 것만 같은, 재잘재잘 신나는 뮤지컬!
1분 뒤에 도끼 살해와 인간 케밥이 나와도, 당장은 눈사람을 굴리며 행복해지자는 노래를 부르는 위풍당당한 괴작.
참고로 음악은 전부- 트레이 파커가 작사작곡으로, 아주 손색 없는 넘버즈라, 더욱 좀 가슴 아프다. 이 멀쩡한 노래들이;;;; 참;;;;


아무튼 젊은 날의 맹한 트레이 파커와, 맹한 맷 스톤을 볼 수 있으며,
점차 날이 추워지고 기아가 오래 되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일행의 시선에서 삶의 깊은 애수를 느낄 있다.

이 격한 막장 뮤지컬에서 혼합된 장르들은 자그마치 호러, 코미디, 웨스턴, 하드고어, 뮤지컬, 로맨스, 트루크라임 르포 (실존 인물인 알프레드 파커가 재판을 받았던 재판장에서 재판씬을 찍는 등, 애를 많이 썼다) 기타 등등이지만, 장르만 하이브리드된 것이 아니라, 인종도 하이브리드되어 있어, 엄청 개그 포인트로 작렬하고 있다.

그럼 끝으로, 저주받은 일행을 기다리고 있던 인디언들에 주목 요망!




................................>.< 추장 넘 좋았음!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夏と花火と私の死體)

오츠이치

2007. 08




벌써 8월. 모모한 복수와 배신의 타이틀을 작업하다가 불현듯, 작년 8월엔 뭘 냈지, 떠올려봤다.


정답 : 유아 살해 잔혹극.

보충 : 말 그대로 유아가 유아를 살해함.


현지에서 <ZOO>와 <GOTH>의 상업적, 문학적 성공으로 지금은 감히 '과작 작가(괴작 아님;)'로 돌아설 정도로 기반을 쌓은 오츠이치이지만, 이 작품을 쓴 것은 16세. 이게 데뷔작이다 보니, 누가 뭐래도 성실한 의욕이 느껴지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애가 애를 죽이다니, 설정부터 공이 듬뿍. 아유 귀여워.


이야기는 한여름, 순진무구하기 짝이 없는 여자 애 둘이 높은 나무에 올라, 한 남자 애를 기다리는 데서 시작된다. 한 명은 그냥 동네 여자 애, 또 한 명은 남자 애의 여동생. 그런데 이것 참 묘하게도 둘은 일종의 연적. 여동생 쪽이 너무 어려서 남매 개념이 없었던 것.

둘은 아이돌인 오빠를 기다리다가 한 명이 질투를 유발하자 다른 한 명이 민다. 가엾게도 동네 여자 애가 떨어져 죽었다. 이건 스포일러도 뭣도 아닌 게, 시작하고 초반 장 안에 전부 나오는 내용임.


아무튼 여기서 문제는, 죽은 아이의 시체를 감추려고 그 오빠와 여동생이 사흘간 엄청 고군분투하며 돌아다녀 봤자, 동네가 워낙 좁아서 애를 도통 숨길 데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야밤에 시체를 숨기러 동네를 배회하기를 반복하다가, 천신만고 끝에 또 하나의 다크 히로인인 동네 노는 언니의 도움을 받아, 완전히 시체를 감출 곳을 찾아낸다. 끝.





이 책의 쩌는 점은 바로, 화자가 죽은 여자 애라는 것;;;;;;;;


추락사하고; 짐짝 취급받고; 눈앞에서 공모자가 순식간에 늘어나는 걸 아홉 살짜리 어린 여자 애 - 그것도 이미 죽었어! - 가 엄청 천진난만하게 묘사한다.


"어머, 나 피부 변색 시작했나 봐!"라든가, "잉- 샌들 떨어졌다-!" 같은 느낌.


이건 뭐, 명실상부 정말 괴작이 아닐 수 없다.




이걸 16세에 쓰고 퇴고하면서 얼마나 뿌듯해했을지 생각해 보면,

잠시 미소가 떠오르는 작품.




다른 환상 괴기 단편도 한 편 수록되어 있는데, 벨라돈나와 인형과 정신착란이 오가는 본격 탐미 작품이다. 서생풍 남자 주인공의 깍듯한 경어 사용이 뭐라 말할 수 없이 취향을 타는, 이것 역시 괴작.


결론은 무조건 촘 괴작이었다.



그럼 좀 간만에 copy->paste




그해 여름, 나는 죽어 버렸다. 나의 사체는 어디 있을까?

 

'ZOO'의 작가 오츠이치의 데뷔작과 초기 단편을 수록한 소설집. 아홉 살 소녀가 자신이 죽은 후, 자신을 죽인 친구와 친구의 오빠가 자신을 숨기는 모습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작가가 17세에 발표한 이 작품은 천진난만한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섬뜩하고 생경한 살인의 공포가 그려져 있다는 평을 받았다.

 

아홉 살 여름방학, 순진무구한 살인자에게 살해된 소녀 사쓰키. 그녀와 가장 친한 친구이자 마음이 여린 야요이, 사쓰키가 좋아하는 다정하고 어른스러운 캔 오빠, 사쓰키를 귀여워하는 미도리 언니. 즐거운 유년 시절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무 위에 올라가 있던 사쓰키의 등에 와 닿은 따스하고 작은 손바닥이 이 모든 것을 끝내고 말았다.

 

단편 <요코>는 명문가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슬픈 괴담을 들려준다. 이 세상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얗고 조용한 아내와, 인형처럼 단정한 미모의 남편, 그리고 갓 들어온 순박하고 총명한 어린 하녀. 서늘한 그늘 안에 감추어진 구 명문가의 저택에서 이들의 운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츠이치의 세계관이 그대로 투영된, 최초이면서 완결된 두 편의 걸작!

 

17세의 소년 오츠이치가 바라본 세계는 밤하늘에 순식간에 녹아 사라지는 여름 불꽃놀이와도 같이 처연하고 애조 띤 풍경이었다. 그 안에서 아무도 듣는 이 없는 음성으로 죽은 소녀는 자신의 죽음을 말하고 그녀의 사체 앞에서 어린 죄인들은 조용히 미소 짓는다. 한여름 밤의 검은 숲, 그 덧없고도 두려운 꿈 이야기.사체를 어디에 숨길까를 고민하는 어린아이들의, 천진하기에 더욱 섬뜩한 심리를 묘사한 놀랍도록 생경한 감각의 공포.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검고 윤기 흐르는 악마의 열매, 줄지어 늘어선 무표정한 얼굴의 일본 인형들, 명문가 위에 대대로 이어지는 저주의 검은 그림자가 책장 위에 드리운다. 이 세상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얗고 조용한 아내와, 인형처럼 단정한 미모의 남편, 그리고 이 수수께끼로 가득한 일가에 갓 들어온 순박하고 총명한 어린 하녀. 서늘한 그늘 안에 감추어진 구 명문가의 저택에서 이들의 운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슬픈 괴담 <요코>.

《ZOO》라는 단편작품집으로 단편이라는 영역의 묘미를 최후까지 추적해 보여 주었던 오츠이치, 이번에는 중편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우리를 찾는다. 황매의 오츠이치 셀렉션 제2탄《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의 수록작들은 유년 시절의 보물 상자를 연 듯, 바랜 향수가 물씬 느껴지는 중편소설로,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보았을 법한, 어린이의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천진난만하고 일그러진 ‘악몽의 풍경’이 전편에 걸쳐 그려져 있다. 셀렉션 제1탄《ZOO》가 도회적이면서도 보다 직설적인 어법으로 ‘어둠’을 그렸다고 한다면 이번 출간작《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는 어느 거리에서든 번쯤은 스쳐 지나간 듯한, 익숙하면서도 슬픈 ‘어둠’이 느껴지는 레트로 괴담이라고 수 있겠다.

 

죽은 소녀의 시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교차 시점 등, ‘시점’과 ‘서술’의 실험을 통해, 근래 보기 드문 순수한 스토리텔링을 완성한 작품집. 독자의 심리를 가장 잘 이용할 줄 아는 젊은 작가 오츠이치, 그 천재의 탄생을 세상에 고한, 초기작 선집으로 국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말 '보도자료'라는 점을 감안해도 칭찬일색;;;

.......................앞으론 좀 비판적인 관점에서 보도자료 써야 할 듯.



The Toxic Avenger : 톡식 어벤저
Lloyd Kaufman - 로이드 카우프만
1985

설정의 괴이쩍음 :
B급의 저주로움  :
작가가 이미막장 :
총제적 괴작정도 :


지역사회 친화적 히어로. 유독성이지만 괜찮아.


Viva La Trauma Entertainment!
(Ooops, 'Troma Entertainment!')


현재 인디 스페이스에서는 B급 '트라우마'의 성전 트로마 엔터테인먼트의 주옥같은 레퍼토리를 모아, 모아서, 트로마 인 서울 상영 중. 스타트로 우리 사랑스러운 동네 영웅 톡식 어벤저를 보러 다녀왔다. 나와 똑같은 포인트에서 웃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보니까 에스컬레이트되어 어찌나 유쾌하던지!
(정확히 같이 웃어 줘서 정말 고마웠음)

아, 상영관에서 보게 되다니, 정말 촘 감동했다. 이걸 명료한 정신으로 보기는 싫어서 비매너로 맥주 밀반입. 상영관에 미안 천만했음.


시놉은 퍽 비정상. 당연히.
트로마빌 헬스 클럽의 청소부,  멍청한 말더듬이 약골 멜빈은 - 모종의 독성 폐기물의 도움을 약간 받긴 했지만 - 우연히, '톡식 어벤저'로 거듭난다!
동네 최고의 이지메 대상인 멜빈을 괴롭히려던 헬스 클럽의 골빈 근육 남녀들이 자신에게 핑크색 발레복을 입히고 수치 플레이를 시키는데 당황해서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멜빈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하필 걸쭉한 핵 폐기물.
핵 폐기물 샤워 덕에 몬스터/초인이 된 멜빈은 본능적으로 범죄를 처단하는 '변이'를 일으켜 트로마빌의 동네 히어로가 되고, 이윽고 그를 괴롭혔던 헬스 클럽 쪼다들에게 되갚아 주기 위해 나타난다. 쪼다들을 처치한 뒤에는 덤으로, 악덕 시장과 트로마빌의 범죄 조직까지 깨끗이 소탕. 어쩌다가 사귄 눈먼 여자 친구와 러브러브도.
자세한 내용은 쪼개고 깨고 가르고 뽑고 튀기고 뚫고 지지고 꺾고 갈고 하는 바람에 서머리 불가.
아무튼 님이 위험에 처하면 저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시길, 운이 좋으면 - 혹은 안 좋으면; '톡시'가 나타날 것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1분에 한 꼴로 웃기고, 30초에 한 번 꼴로 절단신이 들어간다.
절단이라고는 해도, 케첩에 정육점 고기를 썰어다 버무린, 엄청 쌈마이 특수효과지만.

그러다 보니 악당의 '얼굴 shake'나 ' fried 손', 'roasted 온몸' 같은 건 오히려 폭소 포인트다. 특히, 날로 팔이 뽑히는 악당 같은 경우는; 옷 안에 우겨 넣은 진짜 팔이 워떻게나 티나는지 차마 다른 의미로 눈을 감고 싶을 정도.

따라서 자신이 임산부만 아니라면 절대 부담 없이 관람 가능. <-믿지 마요
어쩌면 방학을 맞은 고등학생들도 봐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심지어는 중학생들도 이 영화를 진지하게 감상하고 나면 본능적으로 악을 멀리하는 성숙한 사회 성원으로 거듭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봄. <-생각만

소년은 자라서

어른이 되었다


톡식 어벤저의 트레이드 마크인, 폐기물에 푹 절은 우측 발레복의 원형은 바로 좌측의 귀여운 핑크 발레복.
이걸 입고 깜찍하게 빗자루 춤을 추던 소년이 세파에 적당히 시달려, 핵폐기물에 쭈그러든 튀튀를 허리에 두른 어른으로 자라는 성장 영화>.<라고도 할 수 있는 거예요!
잘 자란 톡시의 뒷모습! 정말 성숙하지 않은가!



아무튼 이 영화는 85년 공개되어, 트로마 최고의 간판 타이틀이 된 이래  현재 무대를 차례차례 바꿔 가며 4편인 '시티즌 톡식'까지(시티즌 케인에서 모티프 차용; 정말 되게 쩔었음) 성공적으로 B급 팬들의 DVD 소장 목록을 늘리고 있다(아직 안 질렀지만, 이번 영화제 다녀온 뒤에 슬쩍 지를까 생각 중).

사회적 고상함을 배격하고, 어글리 영웅을 통해 통념을 부수고, 요소를 극대화한 B급으로 장르를 오히려 파괴하고, '마니아'와 '컬트' 지향의 서브컬처 전범이 된 트로마의 모든 이념이 그대로 들어간 B급 걸작! 다시 번 말하지만 과도한 폭력물일수록 작고 아담한 상영관에서 맥주와 함께 보면 최고인 듯- 보고 나서 애정이 배가 되었다.ㅎㅎ

게다가, 여담이지만 9월에는 '뮤지컬 톡식 어벤저'까지 나온다고 하니, 아니 기쁜 일? 넘버즈 들어 봤는데 이건 뭐, 초 좋잖아! 톡시 목소리 넘 엘레강트함>.<
(참고로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면 티켓 및 캐스팅 정보는 물론 철저하게 트로마스러운 플래시 페이지에 들어가서 트로마빌 거리를 체험할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이'랍시고' 올라 있는 형편없는 플래시 게임은 꼭 즐겨 보세연!)


-수요일에는 카니발 더 뮤지컬 보러 갈 예정. 여름은 딱, 이거 하나 좋은 것 같다.


위험하면 나를 부르세요. 마담.


The Life and Times of the Thunderbolt Kid : A Memoir
Bill Bryson - 빌 브라이슨
Broadway (2006.10)

설정의 괴이쩍음 :
B급의 저주로움  :

작가가 이미막장 : ★
총제적 괴작정도 :
 


빌 브라이슨. 물론 괴작을 낼 리가 없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팔리는 여행 작가에, 세계에서 제일 유머러스한 논픽션 작가, 뉴욕 타임즈 논픽션 베스트셀링 랭킹에 언제나 한 타이틀 정도는 올려 두고 있는 매우 메이저한 인생.

국내에서는 일단 하등 쓸데없는 분류로 취급받는 '논픽션>외국>에세이'인데도 워찌나 원활하게 번역이 되는지 출간작 체크를 굳이 안 해도 될 정도다.
결국, 내 안에서 이미 속편하기 짝이 없는 작가가 되었지만-(안 읽어!- 호호호!)


그런데 여기서 문제인즉슨, 빌 브라이슨 자신은 전혀- 괴작을 내고 있지 않지만,
특성상 한국에 가져와서 읽다 보면 이게 또 괴작이 되고 만다.


아니, 이거 저만 그런 건지도 모르겠는데; 뭔가……

너무너무- 리더스 다이제스트해요!


양키 두들! 이런 느낌!;ㅁ;



걸작(?) 산악 기행기 <나를 부르는 숲>에서도, 애팔래치아 산악 종주하다가 곰에게 먹히는 급박한 얘기 같은 건 정말 리더스 다이제스트 권말 특집 기사로 나올 것 같은 데다가;
번역된 다른 책들도 - 작가가 양키니까 당연히 원문이 그렇겠지만; -  모든 위트가 주옥같은 리더스 다이제스트 유머란의 양키 개그로 화해 버리는 것.

그리고 이 책, <선더볼트 키드의 삶과 시대>는 1950년대 미국의 풍속사에 관련된 책인 만큼, 상기한 리더스 다이제스트함을 최고조로 만끽할 수 있는 책이다.
더 이상은 없을 정도. 정말 최고.

번개 무늬가 그려진 초록 스웨터를 입은 히어로 '선더볼트 키드', 교사와 베이비 시터를 물리치고, 싫어하는 어른이 키스하려고 할 때 피할 있는 마력을 가진 놀라운 히어로라는, 딱 교외 거주 소시민 양키 꼬마가 할 법한 상상을 여섯 살 때 하기 시작한 빌 브라이슨.
그가 1950년대를 살아가면서 보고 들은 코믹북, TV, 광고, 서브컬처 등을 리더스 다이제스트하게 늘어놓으면서 에피소드 위주로 자기 주위의 모든 베이비붐 세대 사람들을 마냥 엽기로 만들어 버리는 책.

막 소리 내어 웃으면서 봤는데, 실컷 웃고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덮은 다음, 뒤늦게 강렬한 기시감을 느끼다가 깨달았다. 이거 헌책방에서 산 영한대조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읽는 기분이잖아;ㅁ;


참, 이 책의 커다란 구성상 특징이자 미덕
챕터마다 진짜 1950년대 센스의 기사들이 끼워져 있다는 거다.

- 디트로이트에서 도로시 반 돈 여사는 다음과 같은 사유로 남편을 향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1) 집에 있는 음식을 몽땅 냉장고에 넣었음.
2) 냉장고 문을 잠가 두었음.
3) 아내가 뭘 먹으려고 할 때마다 돈을 받았음.
4) 그것도 3%의 미시간 주 소비세를 포함하여.
                                                         -Time magazine, December 10, 1951



............................;ㅁ;

으아, 뭐야? 이; 굉장한 그리움은?;ㅁ;

단순히 이런 기사를 오려 붙이는 것만으로 태어나지 않은 시대, 살지 않은 나라에 향수를 느끼게 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인정. 양키 개그는 세대를 묶는다;ㅁ;


그런 의미에서, 안에서는 괴작 낙찰.



덧 : <나를 부르는 숲> 이후에 또 뭔가 나오지 않았을까 해서 문득 온라인 서점을 검색해 보니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요- 이런, 타이틀명에서 '선더볼트 키드' 어디 갔사옵? 좀 좋아했는데;ㅁ;

덧2 : 서브컬처 풍속사라는 데 낚여서 데려왔더니 그새 몰래 또 출간되고 말이야, 이러니, 내가 체크도 안 하고 읽지도 않는다니까!;ㅁ; 이 메이저한 인간;ㅁ; <-시핑비 되게 아까워함.


오늘, 구내 식당에서 밥 먹다 말고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 일제히 장탄식이 울렸다.

코스피 1400선이라도 붕괴한 줄 알았는데,
국방부 불온 서적 리스트가 뜬 거였다.






지못미 촘스키.

내, 살아 생전에 님이 금서 목록에 오를 줄은 정말이지 몰랐삼.
앞으로, 좀 더 소중히 생각하겠삼.







아무튼, 올해 들어 급 부산해진 간윤위의 급 수거 폐기 처분 집행으로,
두 달 고생고생 만들어 낸 완소 타이틀 하나를, 창고에 전부 모아서
빨간 스프레이칠 당한 게 오늘인지라, 마냥 촘스키랑 소주 마시고 싶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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